"인생은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와 같다."
이 냉소적인 문장으로 유명한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그는 '염세주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의 철학 속에는 오늘날 우리가 좇는 행복의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SNS의 '좋아요' 숫자, 통장의 잔고, 타인의 부러움 섞인 시선에서 행복을 찾으려 애씁니다. 하지만 왜 여전히 공허할까요? 쇼펜하우어는 진정한 행복의 원천은 우리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우리 '안'에 있다고 단언합니다.
오늘, 쇼펜하우어의 지혜를 빌려 우리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만드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내면에서부터 단단한 행복을 구축하는 기술을 함께 배워보겠습니다.

행복의 3가지 조건: 당신은 어디에 집중하고 있나요?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차이를 세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당신의 행복은 이 중 어디에 가장 크게 의존하고 있나요?
- 나는 어떤 사람인가? (What a man is): 건강, 기질, 지성 등 한 사람의 '인격' 그 자체.
- 나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What a man has): 재산과 소유물.
- 나는 어떻게 보이는가? (What a man is seen as):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친 평판, 지위, 명예.
쇼펜하우어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행복의 90%는 첫 번째 조건, 즉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달려 있다고 말입니다. 재산이나 평판은 우리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이지만, 우리의 인격은 삶의 모든 순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며 모든 경험의 색깔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제1원칙: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입니다
"건강한 거지가 병든 왕보다 행복하다.
우리의 행복에 가장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바로 '명랑한 마음'과 '건강한 신체'입니다. 밝고 유쾌한 기질은 그 자체로 보상이며, 다른 모든 것을 잃어도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축복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명랑함이 문을 두드리면 언제든 활짝 열어주라고 조언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현금과 같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두 가지 적: 고통과 권태
쇼펜하우어는 우리의 삶이 '고통'과 '권태'라는 두 적 사이를 오간다고 보았습니다.
- 고통 (Pain): 주로 결핍과 가난 때문에 발생하며, 하층민들을 끊임없이 괴롭힙니다.
- 권태 (Boredom): 주로 부와 여유 속에서 발생하며, 상류층의 영혼을 잠식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부유한 사람들이 권태에 시달리는 이유가 '내면의 빈곤함' 때문이라는 쇼펜하우어의 진단입니다. 텅 빈 마음과 메마른 영혼을 채우기 위해 그들은 밖에서 끊임없이 자극적인 쾌락(파티, 도박, 사치)을 찾지만, 이는 잠깐의 위안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결국 내면이 가난한 사람은 겉이 아무리 부유해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부는 '풍요로운 내면'이며, 이것이야말로 권태를 막아주는 최고의 방패입니다.
제2원칙: 당신이 가진 것, 그 이상의 함정
"재산은 바닷물과 같다.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많은 사람들이 부를 축적하기 위해 평생을 바칩니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행복이 재산의 절대적인 양에 달려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행복은 우리가 가진 것과 원하는 것 사이의 '비율'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은 갖지 못해도 불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것을 가졌더라도, 간절히 원하는 단 하나를 얻지 못하면 불행을 느낍니다. 이것이 바로 재산이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재산을 삶의 즐거움을 위한 도구가 아닌, 인생의 수많은 불행과 어려움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견고한 방패'로 생각하라고 조언합니다. 상속받은 재산을 사치와 쾌락으로 순식간에 탕진하는 사람들은, 내면이 가난하여 외부의 부로 그것을 채우려다 결국 파산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미지: 성벽이나 견고한 방패의 이미지, 안전과 보호를 상징]
제3원칙: 타인의 시선이라는 가장 위험한 그림자
"우리의 행복은 다른 사람의 머릿속이 아닌, 우리 자신의 마음 안에 있어야 한다.
우리가 겪는 걱정과 불안, 불행의 절반 이상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지나친 염려에서 비롯됩니다. 쇼펜하우어는 이것을 인간 본성의 가장 어리석은 약점이라고 부르며, 행복을 위해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명예라는 우스꽝스러운 규칙
쇼펜하우어는 특히 '기사도적 명예'라는 관습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이 명예의 규칙은 너무나 비합리적이어서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깊은 시사점을 줍니다.
- 진실이 아닌 '말'이 중요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나를 모욕하는 말을 내뱉는 순간, 나의 명예는 훼손됩니다.
- 내가 한 일이 아닌 '당한 일'이 중요합니다: 나의 행동이 아닌, 타인의 공격에 의해 명예가 결정되는 어처구니없는 구조입니다.
- 가장 무례한 자가 이깁니다: 논쟁에서 밀릴 때, 상대에게 모욕적인 말을 퍼부으면 오히려 명예를 지키는 승자가 됩니다. 이성, 지성, 진실이 '무례함' 앞에서 힘을 잃는 것입니다.
이런 야만적인 규칙 때문에 사람들은 사소한 모욕에도 목숨을 건 결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이것이 '힘이 곧 정의'라는 중세의 낡은 미신일 뿐이며, 우리의 평화와 행복을 파괴하는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보았습니다.
결론: 행복의 중심을 '나'에게로 되돌리는 용기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차갑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 중심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진정한 삶은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의 피부 안에 있습니다.
우리의 행복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의해 결정됩니다. 건강한 몸, 명랑한 마음, 그리고 지적인 활동으로 채워진 풍요로운 내면이야말로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행복의 원천입니다.
오늘부터 타인의 평가라는 그림자를 좇는 대신, 당신 내면의 빛을 가꾸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바로 쇼펜하우어가 가르쳐주는, 흔들리지 않는 행복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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